지금 다니는 회사에서의 직급은 Staff Mobile Engineer인데, 첫 직장을 제외하고는 직급이 없는 회사만 다니다가 Senior도 아닌 Staff라는 조금 생소한 직급이 대체 어떤 것인지 궁금해져서 읽기 시작했다.
회사 내부의 Job level 가이드 문서에 직급별 기대 역할이 있지만, 그 문서에서 말하는 “자신이 속한 팀을 넘어선 영향력”이란게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가 와닿지가 않았다. 특히 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모바일 개발 팀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다른 팀에 영향을 미쳐야한다는게 좀 억지스럽다고 느꼈다. 모바일 조직은 iOS, Android, Flutter로 플랫폼과 기술 스택이 팀마다 다른데 내 업무의 결과물이 어떻게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벗어나서 영향을 미치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2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을 때는 현재 우리 회사, 내가 속한 조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서 읽다가 중단했었다.
그러던 중, 내가 회사에서 업무를 대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게된 계기가 몇 번 있었고, ‘조직에 영향력을 미친다는게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 하는 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최근 길게 다녀온 휴가 기간동안 나머지 부분을 모두 읽었다.
처음에 읽었을 땐 별로 와닿지도 않는 재미없는 내용들를 꾸역꾸역 읽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휴가때도 과연 이 책을 가져간다고 한 번 펴보기는 할까 하는 생각이었지만, 한 번 펼치고 나니 책장이 잘 넘어갔다. 마침 남아있던 부분이 거의 인터뷰 부분이었어서 더 쉽게 읽을 수 있었고 며칠만에 다 읽었다.
스태프 엔지니어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감을 잡고 있던 수준에서 더 명확하게 이해의 수준을 높일 수 있었고, 그래서 앞으로 일을 할 때도 좀 더 확신과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회사에서의 “Staff”는 아직 실무에 좀 더 가깝기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는 조금 차이는 있지만 명칭의 차이일 뿐 더 윗 직급에서 요구되는 역할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거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