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모도로 시간 관리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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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작에 시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1. 인터럽트 없이 25분을 채운다는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이건 문화적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각자의 업무와 시간을 존중하기 보다는 윗사람이 당장 부르면 빨리 대답하는 것을 기대하는 문화에서는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비슷한 직군끼리 모인 중간관리자가 많은 조직에서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다른 직군이 섞여있는 형태이고 수시로 누군가의 지시를 받으면서 일하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평적인 문화에서는 요청이 들어오지만 수직적인 문화에서는 지시가 내려온다. 요청은 재량껏 처리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실시간으로 날아드는 지시는 그럴 수 없다.

  2. 오랜시간 집중이 필요한 일도 있는데 25분씩 끊으면 오히려 집중이 안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평균적으로 사람의 집중력은 20분을 넘지 않기 때문에 어차피 20분 이상 집중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한 시간동안 한 가지 일에 매달려 있는다고 해서 그 한 시간을 온전히 집중해서 보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냥 그 외에 다른 일을 하지 않았을 뿐, 딱히 집중했다고 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그리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소모된 집중력을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 휴식 없이 계속 이어서 일을 하고 당장 마무리짓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도 5분간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다음 25분을 더욱 집중해서 쓸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조금만 더 하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단지 너무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진 나머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빠뜨리고 있는 게 많은지, 해야할 일이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지를 인지하지 못하게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처음 시도해보고 나서 느낀 것은 25분이 결코 짧지 않다는 거였다. 나중에는 25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진 않게 되었지만 25분간 한 가지 할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요즘은 뽀모도로 시간 관리 기법을 사용하고부터 예전보다 하루 일과가 만족스러워졌다.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시간 관리 방법임을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하루에 3개 해내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별다른 방해가 없으면 6개는 할 수 있다.

뽀모도로 테크닉은 할 일이 25분보다 빨리 끝나도 타이머를 중지시키지 말고 좀 더 진행하거나 다른 할 일로 전환하도록 권장한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 갔는데, 계속 하면서 익숙해지니까 할 일들을 25분 단위로만 생각하게 되어서 시간 계산이 훨씬 편해지는 느낌이다. 25분만 머릿속에 넣어두면 된다.

그리고 25분이라는 제한은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도중에 인스턴트 메시지나 메일이 오더라도 아무리 늦어봤자 25분 후에는 확인할 수 있다는 심리적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다.

  • 단톡방에 새 메시지가 올라왔다 -> 25분 후에 확인하면 된다.
  • 새 이메일이 왔다 -> 25분 후에 확인하면 된다.
  • 정말 급한 이메일, 정말 급한 메시지 -> 아마도 나를 따로 부를 것이다.
  • 슬랙 채널, SNS의 재미난 이슈들 -> 쉬는 동안 5분이면 다 볼 수 있다. 사실 그 이상의 시간을 들일 가치가 없다.

만약 타이머를 25분보다 길게 잡는다면 방해 요인들에 시간을 내주기가 쉬울 것같다. 예를 들어, 1시간이나 2시간 정도를 통으로 잡아두고 하면 새 메시지나 이메일을 확인하느라 잠깐 시간을 쓰는 것은 괜찮다고 스스로 정당화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시 집중하기 위해 잠깐 이상의 시간을 쓰게 된다. 그렇다고 새 메시지나 새 메일을 1~2시간 후에야 확인하는 건 너무 비협조적인 태도일 것이다.

P.S 이 글도 뽀모도로 타이머를 켜둔 상태에서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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